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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주 동안 머물 신서귀포 주변을 걸어 다녔다. 개인적으로 이사를 가면 동네 지리를 익히려고 걸어 다니며 이곳저곳을 살펴보곤 한다. 그렇게 하면 낯설었던 골목이 눈에 익어지고, 이제 이곳이 우리 동네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 쉬워진다. 비록 3주 동안만 머물 곳이지만, 꼬닥꼬닥 하루 종일 걷다보니 나름 우리 동네라는 소속감이 생기는 듯 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걷다 보니 허기가 진다. 동네에 미풍해장국 본점도 있고, 맛있어 보이는 식당들이 꽤 보였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 따뜻한 음식 보다는 시원한 냉면 같은 음식이 당긴다. 그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는데, 식당 앞 현수막 하나가 눈에 띈다. ‘물밀면 5천원’. 반가운 마음에 식당 이름도 안보고 바로 들어갔다.

맛존디 신서귀포점

식당 이름은 맛존디’, 같은 이름의 식당이 제주 다른 곳에서도 몇 곳 봤는데 아마 프랜차이즈인가보다. 내가 간 곳은 서귀포 이마트 길 건너에 있다. 밀면집인 줄 알았았는데, 밀면 뿐만 아니라 몸국, 순댓국, 곱창 등 다양한 메뉴를 골고루 파는 곳이었다.

맛존디 식당 메뉴판

음식 가격대는 7~8천원대가 많았다. 물밀면도 메뉴판에는 7천원이라고 적혀 있지만, 다 먹고 결제를 하니 현수막에 적힌 대로 5천원이었다. 가격할인 행사중인가보다. 관광객 보다는 현지 주민들이 간단히 식사를 하러 많이 오시는 것 같았다. 몸국이나 순댓국을 주로 드시는데 나처럼 밀면을 드시는 분들도 있었다. 밀면 맛이 괜찮으면 다음에는 다른 메뉴를 먹어보러 와야겠다.

 

잠시 기다리니 밀면이 나왔다. 밀면은 냉면처럼 차가운 육수에 먹는 냉국수이다. 냉면이 메밀을 넣어 면을 만드는 것에 반해, 밀면은 밀가루로 면을 뽑는 것이라고 한다. 밀가루가 주된 재료지만 전분도 함께 들어가는 것 같다. 면 생김이 쫄면과 비슷하다.

 

부추, 양파장아찌, 김치도 곁들임 반찬으로 나왔다. 제주도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땐 부추 김치가 자주 나오는 것 같다. 해장국집이나 순댓국집에서는 거의 나온다. 부추김치와 양파장아찌가 꽤 맛있다. 입맛이 돈다.

맛존디 식당 물밀면,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고명이 깔끔하다. 부추김치와 양파장아찌도 맛있다.

밀면에 살얼음 육수를 붓고, 살코기, 무채,오이가 고명으로 올라갔다. 비주얼이 깔끔하다. 국물을 먼저 먹어본다. 동치미 육수와 비슷한 맛이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니고, 시판 냉면 육수 같은 맛이다.

맛존디식당 물밀면, 밀가루로 만든 면이 쫄면과 생김이 비슷하다.

면을 먹어본다. 얼음물에 담긴 면이라 쫄깃하다. 쫄면 식감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쫄깃하다. 육수와 쫄깃한 면발이 잘 어울린다.

맛존디식당 물밀면, 살코기 고명이 면발과 잘 어울린다. 누린내 없이 깔끔하다.

살코기 고명은 누린내 없이 깔끔하다. 서너조각 정도 올라가 있는데, 면발과 함께 먹으니 맛있다. 비트로 색을 낸 듯한 무채는 새콤하다. 아삭한 오이도 냉국수 고명으로 참 좋다. 더운 날씨에 한참을 걷다 먹으니 금세 바닥이 드러났다.

특별히 이 집만의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깔끔하고 무난한 맛이 좋다. 거기다 저렴한 가격까지 생각하면 가성비 대비 만족스런 점심이었다. 더울 때 시원하고 간단하게 먹으러 또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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