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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간 제주에서 지내기로 했다. 비교적 장기간 있을 때 교통 수단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넓은 제주를 원하는대로 다니려면 자동차가 있어야 한다. 열흘 이상 제주에 머무를 예정이라면 자동차를 가져가는 것이 경제적이다.

목포항 국제 여객터미널, 목포-제주 카페리를 이용하려면 여기로 가면 된다.

내 차를 타고 다니면 렌트카 보다 부담도 없고, 편하다. 아무리 완적 면책 보험을 들고 탄다 해도 렌트카는 렌트카니까...

내 차를 제주로 가져가는 방법은 탁송으로 부치는 것과 카페리를 이용해 차와 함께 배를 타는 것이 있다. 탁송 비용은 차량마다 다르지만 보통 45~60만원 쯤 든다고 한다. 차를 가지고 항구까지 가야하는 수고가 있긴 하지만 직접 항구까지 가서 카페리를 이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시간 많고 재화는 한정된 백수는 카페리를 선택했다.

 

제주로 가는 배편은 완도, 여수, 목포 등 여러 곳인데 나는 목포에서 배를 타기로 했다. 1230분에 출발해서 아침 6시에 제주에 도착하는 배편이 있기 때문이다. 밤시간을 이용하면 시간, 숙박 비용 등이 아무래도 절약이 된다.

산타루치노호 승선권과 차량승선권

배표는 배표천국에서 예약했다. 승선 요금은 일반 다인실 27천원 정도이고, 1인 침대실은 58천원 정도이다. 나는 제주로 갈 때는 1인실, 목포로 올 때 일반실로 예약해 총 승선경비로85300원이 들었다. 요금은 시기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차는 따로 차량 승선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내차는 소형차로 왕복 231,600(편도 115,800)이 들었다.

 

 

배표천국 - 국내외 배표예약 전문랜드사(제주도,울릉도.백령도,독도,홍도,일본,중국,러시아등...) 배편/승선권 예약문의:1577-5411

 

www.vepyo.com

 

밤배를 타려면 전날 저녁에 목포항여객터미널에 도착해야 한다. 서울에서 4시반쯤 출발해 중간에 휴게소 두 번 정도 들르고 목포항에 도착하지 9시쯤 됐다. 차량 승선 수속을 먼저하고 승객 승선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배를 탔다.

 

배 이름은 산타루치니’. 규모가 엄청나다. 하긴 승용차와 화물차를 몇 백대 싣고 가는 배이니 클 수밖에..

산타루치노호

배 안에는 식당, 파리바게트,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시설이 있다. 그리고 마사지룸, 오락실 같은 곳도 있어 배타는 지루함을 달래기에 좋을 것 같다. 낮시간이라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을텐데, 잠자는 시간에 배를 타서인지 식당이나 상점들은 한산했다.

산타루치노호 파리바게트
산타루치노호 상점과 편의점
산타루치노호 식당
산타루치노호 마사지샵, 오락실

배에 올라 안내데스크에서 배표에 적힌 호실을 말하면 1인실 열쇠를 준다. 계단을 올라 1인실과 가족실 등이 있는 4층으로 간다.

산타루치노호 로비
산타루치노호 1인침대실, 안내데스크에서 승선표를 보여주면 열쇠를 받을 수 있다.

1인침대실은 침대와 테이블 하나로 꽉 찬다. 침대 쪽에는 TV도 있다. 틀어보니 작동도 잘된다. 바닥쪽 서랍에는 구명동의도 있다. 내 침대는 2층 침대의 2층처럼 침대가 천정쪽에 있었다. 공간을 쪼개 침대 2개를 배치한 듯 하다. 아마 옆방은 2층 침대의 1층 같은 침대가 있을 것 같다. 에어컨을 틀어서 그런지 방을 열었을 때 공기도 깨끗하고 냄새도 안났다.

산타루치노호 1인침대실, 1인 침대와 테이블가 있다.

침구도 깨끗하고 베개 머리 닿는 부분은 일회용 부직포가 깔려 있다. 마음에 들었다.

산타루치노호 1인침대실, 침구와 베개는 깨끗한 편이다.
산타루치노호 1인침대실, 베개 커버에 일회용 부직포가 있어서 좋았다.
산타루치노호 1인침대실

화장실은 공용으로 사용하는데 세면대도 많고 화장실 개수도 충분했다. 자는 사람이 많은 밤시간이라 사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적하고 쾌적했다.

산타루치노호 공용화장실

침대 1인실을 이용하며 다 좋은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방간소음이었다. 옆방에 있던 사람이 밤새 친구와 통화를 하는데 그 소리가 여과없이 다 들렸다.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해서 두 사람의 대화가 고스란히 들렸다. 자면서 가려고 침대실을 예약했는데, 잠을 자지 않는 옆방 사람 덕에 나도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2층 침대에서 자는데, 1층에 있는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계속 듣는다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에어컨을 튼다 해도 밀폐된 공간이라 그런지 옆방 음식 냄새도 전달된다. 누군가 방에서 컵라면을 먹었는지 방에 있다보니 컵라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냄새가 오래 가지는 않았다.

산타루치노호 4층 갑판
산타루치노호 갑판
산타루치노호에서 본 목포항

 

그래도 다리 뻗고 잘 공간도 부족하고 모르는 사람과 부대끼는 불편함, 음식냄새, 술냄새 등을 감수해야 하는 일반다인실 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새벽 시간을 이용해 배를 탄다면 비용을 조금 들여서라도 침대실을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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