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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중화요리점이 있다. 덕성원, 이미 많은 이들이 맛집으로 인정하고 있는 곳이다. 별 생각 없이 길을 가다 그 덕성원을 발견했다. 사실 이름은 많이 들어 봤는데, 나와는 인연이 없었는지 한번도 덕성원에 간 적은 없다.
주말 서귀포 예술시장을 구경하는 길에 우연히 지나친 덕성원의 입간판을 보았다. 냉짬뽕 7천원. 오늘 점심은 이걸로 하자.
덕성원은 짬뽕 맛집이라는데, 날이 더워 뜨거운 매운 맛은 나에겐 쥐약이다. 그런데 냉짬뽕이 있단다. 먹어보라는 신의 계시다.
오후 2시,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나서인지 매장은 그리 혼잡하지 않았다. 사실 혼밥을 할 때 누가 뭐라 하지는 않겠지만, 사람이 많을 때 한 자리 차지 하고 앉으려면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다. 그래서 맛집을 혼밥할 때는 되도록 식당이 한산한 때에 가는 것을 선호한다.
매운 걸 잘 못먹는 입맛이라 혹시 많이 매울까 걱정이 된다. 맵기 조절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그건 안된단다. 그냥 주는 대로 먹어야겠다.
중국집의 생명은 뭐니뭐니 해도 신속.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니 냉짬뽕이 왔다. 예전에 동네 중국집에서 냉짬뽕을 배달시켜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냉짬뽕을 처음 먹고 좀 실망했었다. 뭐랄까 짬뽕이라고 하기에 많이 달고, 짬뽕 특유의 맛이라 느껴질 만한 것이 없었다. 그 뒤로 두 번째 먹는 냉짬뽕이 덕성원 짬뽕이다. 지난번과 비슷한 맛이면 냉짬뽕 맛은 이런거구나 할 참이었다.
일단 덕성원 냉짬뽕은 고명이 크지 않고, 고명도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오징어, 새우 같은 해물과 양배추, 당근, 양파 같은 채소, 그리고 채썬 돼지고기가 들어간다. 여느 짬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좀 독특한 건 마늘쫑이 들어 있다. 짬뽕에 마늘쫑이 들어간 건 덕서원에서 처음 보는데, 맛이 나쁘지 않다. 매콤함 짬뽕 육수에 쌉싸름한 마늘쫑이 제법 어울린다.
많이 매울까 걱정했는데 맵지 않다. 매운 거 못먹는 사람이 먹어도 힘들지 않은 맵기이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심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국물을 먹어보았다. 맛이 신기하다. 딱 맛은 짬뽕 국물인데, 시원하다. 불맛 나는 시원함. 예전에 먹었던 동네 냉짬뽕과는 다른 맛이다. 다행이다. 냉짬뽕 맛이 다 그런 건 아니었다.
면은 차가운 육수에 담궈서 그런지 보통 짬뽕 보다 조금 가는 것 같다. 그리고 탱탱하다. 얼음 샤워한 면발은 다 먹을 때까지 그 탱탱함을 잘 유지해주었다.
오리지널 짬뽕을 먹어보진 않았지만, 덕성원은 짬뽕 맛집이 맞는 것 같다. 날이 쌀쌀할 때 제주에 온다면 그때는 뜨거운 짬뽕을 맛보아야겠다.
맛있는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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