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관람요금 : 1만원 (성인, 청소년, 어린이 공통), 예약제 관람
관람시간 : 10시 ~ 18시 30분
***
숙소에 비치된 여행잡지를 보다가 솔트리 감성 수목원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산책을 보장한다는 수목원 소개글을 보고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트리 수목원은 예약제 입장을 한다. 홈페이지에 안내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예약인원과 예약일정을 조율한 후 찾아가야 한다. 한번 입장할 때 입장인원은 최대 7명으로 제한한다. 그래서 단체 입장은 받지 않는다. 조용한 쾌적한 산책을 보장하기 위함이란다. 사실, 솔트리 수목원에 끌린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었다. 아무리 좋은 장소라 해도 북적이고 산만한 분위기라면 온전하고 충만한 여행에 방해가 된다.
예약 ▼
Soul Tree
Soul Tree
jejusoultree.com
나는 화요일 오전 11시로 방문 예약을 했다. 비성수기 평일 방문이라 그 시간 방문객을 나혼자였다. 넓은 수목원을 고스란히 혼자 느끼고 즐길 수 있어 참 좋았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며 수목원 관람 안내를 간단히 듣고 관람을 시작한다. 관람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수목원 입구 거대 강아지 동상이다. 수목원 충직한 지킴이로 역할을 다하며, 수목원 식구들에게 사랑 받던 그레이트 피레니즈, 곰탱이를 기리는 동상이란다. 수목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곰탱이는 정말 똑똑하고 충직했다고 한다. 수목원의 든든한 파수꾼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던 4년전 어느날,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갑작스런 이별을 해야 했다고 한다. 동상 밑에는 수목원 식구들의 곰탱이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설명문이 있다.
곰탱이와 인사하고 수목원 입구 산책을 시작한다. 꽤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바람이 심하지 않아 우산을 들고 걷기에 큰 무리는 없었다. 호젓한 숲길을 걸으며 빗소리, 새소리, 나뭇잎 소리를 들으니 가슴 속 묵은 체증이 쓸어내려지는 듯 했다.
산책로를 걸어가다 후박나무 정령의 숲을 만난다. 후박나무 군락지에 정령의 숲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서 그런지 뭔가 신령스러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울창한 후박 나뭇잎들이 천연 지붕을 만들어 주어 후박나무 숲을 걸을 때는 우산을 쓰지 않아도 비를 맞지 않았다. 낙엽 쌓인 후박나무 숲을 걸을 때 들리는 사각거리는 소리는 그 자체가 치유제가 되었다.
후박나무 정령의 숲을 나오면 바로 옆으로 향나무 정원이 나온다. 잘 정돈된 향나무들이 줄을 지어 서있는 길을 사뭇 이국적인 풍경이다. 하늘 빼고 모두 초록의 공간을 거닐고 있으니 시야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참 좋은 기분이다.
향나무 정원을 산책한 후 다음으로 만나는 곳은 드넓은 들판에 소나무들이 가득한 소나무 정원이다. 소나무는 솔트리 수목원의 주종 수종이라고 한다. 수목원의 주종 수종으로 소나무를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솔트리 수목원은 조금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잘 가꾼 소나무들이 줄을 지어 서 있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소나무 정원 가운데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 올라 한바퀴 돌면 소나무 정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소나무정원을 걷고 있는데, 수풀 사이로 갑자기 무언가 튀어나왔다. 깜짝 놀라 잠시 멈칫하고 보니 아주 작은 새끼 고라니였다. 새끼고라니도 갑작스런 나의 등장에 잠시 얼음 상태가 되었다. 새끼고라니를 놀래킨 것 같아 미안해 하고 있는데, 새끼고라니는 도망을 가지 않고 내 주변에 계속 있었다. 힘이 없는 것 같기도 해 걱정이 되었지만, 손쓸 방법을 몰라 당황스러웠다.
소나무정원 옆에 있는 수목원 북카페로 가 직원분께 고라니에 대한 설명을 드렸더니, 관리자를 통해 살피도록 하겠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설명하시기를 위험을 느끼면 어미 고라니는 새끼를 두고 도망을 간다고 한다. 아마, 내 주변에 새끼가 있어 가까이 오진 못하고 주변에서 새끼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몰랐던 고라니의 생태를 알게 되었다.
솔트리 북카페는 고급 주택 거실 같은 느낌이다. 북카페 한 쪽에는 스몰웨딩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갖가지 소품들이 테이블에 놓여 있고, 귀여운 일러스트 그림이 벽에 걸려 있었다. 읽을 수 있는 그림책도 있었는데, 벽에 걸린 일러스트는 이 그림책에 사용된 것이었다. 솔트리 수목원 창업자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림책에는 수목원에서 만났던 동식물들이 다 나온다. 그림체가 맑고 예뻤다.
커피 한 잔 하며, 잠시 휴식을 갖는다.
북카페 한쪽에는 스몰웨딩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수목원에 별도 문의하여 대실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예쁜 결혼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북카페를 나와 조금 걷다보면 곰탱이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서 본 곰탱이 동상이 아닌 또다른 곰탱이 동상이다. 이 곰탱이 동상 주변에 연못이 있다. 연잎이 가득한 연못 주변을 지나 곰탱이 동상으로 간다. 아주 작은 언덕 위에 곰탱이 동상이 있는데, 지금은 고인이 된 수목원 창업주가 한라산을 조망하던 곳이란다. 지금은 곰탱이가 한라산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곰탱이를 좋은 곳에 자리 잡아주고 멋진 경치를 구경시켜 주고 싶은 수목원 식구들의 마음을 담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용히 천천히 걸으면 자연을 흠뻑 느낀 소중한 하루였다. 오롯이 나를 느끼며 고요한 숲길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솔트리 감성수목원을 추천하고 싶다.
'국내여행 > 2019 제주 3주 살이(06.04-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카페] 신산리 마을 카페 녹차아이스크림 & 녹차롤케이크 리뷰 (0) | 2019.07.27 |
---|---|
[제주 성산 맛집] 삼춘반점 짬뽕리뷰 (0) | 2019.07.25 |
[서귀포 맛집] 엉클통김밥 - 여우김밥, 굴비김밥, 바삭김밥 리뷰 (0) | 2019.07.22 |
[서귀포여행]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사먹은 것들, 딱새우회 & 흑돼지강정 & 우도땅콩만두 리뷰 (0) | 2019.07.20 |
[제주 서귀포 전시] 빛의 벙커 - 클림트 리뷰 (0) | 2019.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