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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빛의 벙커, 구스타프 클림프

 

전시기간

20181116~ 20191027

 

관람시간

10:00 19:00(입장마감 18:00)

, 동절기(12~2) 10:00 18:00(입장마감 17:00)

 

이용요금

성인 15,000/ 청소년 11,000/ 어린이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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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간간히 열리는 대가들의 전시를 예전에는 곧잘 찾아다니는 편이었다. 하지만, 내한하는 작품들의 수와 규모 등이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리고 유명 작가의 작품을 만나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인파로 인해, 전시장이 아수라장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좋은 작품을 보고 싶은 마음에 가긴 하지만, 매번 지치고 실망스러운 마음을 추스르며 집으로 돌아온 적이 여러번 있다보니 요즘은 서울에서 열리는 대형전시에는 왠만하면 가지 않는 편이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의 미디어아트 전시가 제주에서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침 평일, 비수기, 그리고 서울보다 한적한 제주에서 클림트의 작품을 소재로 한 미술전시가 있다고 하니 솔깃한 마음이 들었다. 전시가 열리는 곳은 서귀포시 성산 고성리 빛의 벙커라고 한다.

빛의 벙커를 찾아가는 길은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한다. 네비게이션 안내대로 갔지만, 아차 하는 순간 지나쳐버리기 십상이다. 검정 옷을 입은 진행 요원이 입구에 있긴 하지만, 자칫 하면 못보고 지나칠 수 있으니 목적지에 도착해갈 때쯤,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 아미엑스,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 아트 (AMIEX, Art & Music Immersive EXperience)

수십대의 빔프로젝터와 스피커에 둘러싸여 거장의 작품과 음악에 몰입하는 전시이다. 전시장 곳곳을 자유롭게 돌며 작품과 관객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독특한 전시이다. 프랑스 파리 빛의 아틀리에와 프랑스 레보드프로방스 빛의 채석장 전시에 이어, 제주 빛의 벙커에서 아미엑스의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 빛의 벙커 (Bunker de Lumières)

제주 서귀포시 성산에 있는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이다. 이곳은 오랜 시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 벙커였다. 본래 국가 기간 통신망을 운용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로, 축구장 절반 정도 크기의 대형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그 위를 흙과 나무로 덮어 산자락처럼 보이도록 위장하여 외부에서는 벙커의 존재를 알 수 없다. 1층 단층 건물에 넓이 1기둥 27개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고, 자연 공기 순환 방식으로 설계되어 연중 16기온을 유지한다고 한다. 내부에 해충이나 벌레도 없어 쾌적하다.

방음효과도 완벽한 이곳은 미디어아트 전시를 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이 곳이 빛의 벙커라는 이름을 붙이고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탈바꿈한 이유이다.

구스타프 클림트, 생명의 나무

1027일까지 빛의 벙커에서는 구스타프 클림트와 그의 예술 철학을 구현한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을 미디어아트 형식의 설치예술작품으로 관람할 수 있다.

화가의 대표작들이 벙커의 벽과 천장, 바닥을 타고 끊임없이 보여지고 연출된다. 벙커 어느 곳에 있더라도 작품들을 생동감 있게 감상할 수 있다. 마치 한편의 공연이나 쇼를 보는 느낌이다.

화가와 작품에 대한 자세한 이력이나 배경을 모르더라도 전시를 관람하는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눈앞에서 직관적으로 구현되는 다양한 작품들은 관람객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하다.

작품은 하나이지만, 감상은 수만개이다. 관람객들은 각자에게 전달된 느낌대로 여운을 받아들이면 된다. 틀에 억매이지 않고 보이는 대로 느끼고 생각하기 좋은 형태의 전시이다.

많이 이들이 한 곳에 자리를 잡고 바닥에 앉아 작품을 감상한다. 나도 잘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40여분 동안 감상했다. 자유롭고 새로운 분위기에 다소 마음이 들떴다.

입장료가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전시를 보고 나오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색다른 공간에서 한적하고 여유있게 전시를 관람하고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참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

19세기 후반 제국주의시대 비엔나, 호화로운 예술문화의 상징인 순환도로 링 스트라세(Ring-strasse)의 대표적인 장식화가이다. 변화하는 시기에 빈 분리파(제체시온)운동을 주도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논란만큼이나 각광을 받으며 근대회화의 길을 연 클림트의 <키스 Le Baiser>는 빈분리파 혁명의 상징으로 남게 된다. 전시에서는 클림트의 황금기 작품 뿐만 아니라, 초상화, 풍경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다채롭게 등장한다. 전체 상영시간은 30분 정도로 영상 말미에는, 클림트와 함께 활동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던 한스 마카르트(Hans Makart)와 에곤 쉴레(Egon Schiele) 등 당대 비엔나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상영되어 작품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구스타프 클림트, 유디트 I (1901)
구스타프 클림트, 키스(Le Baiser, 1908-1909)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 1928-2000)

클림트가 주도했던 예술철학을 뒤이어 구현한 비엔나 출신 화가이자 건축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클림트 뿐만 아니라 훈데바서의 작품 함께 미디어아트로 만날 수 있다. 상영시간 10분 정도로 구현되는 그의 작품은 즉흥적인 선, 불규칙한 형태로 자연과 인간, 생명 등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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