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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걸쳐 한라산 어리목코스와 영실코스를 등반했다. 등산중 도시락은 여러모로 간편한 김밥이 좋다. 개인적으로 김밥을 매우 좋아한다. 사먹기도 자주 사먹고 집에서 싼 김밥이 먹고 싶을 때는 종종 집에서 김밥을 싸기도 한다. 요즘은 개성 넘치는 김밥 전문점들이 많아 김밥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렇게 김밥이 다양하니 김밥 매니아를 자부하는 나로서는 매일 김밥만 먹으라고 해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엉클통김밥 법환점

각설하고, 김밥 살 곳을 찾다가 숙소 근처에서 엉클통김밥을 발견했다. 김밥*국 같은 보통 김밥집인 줄 알았는데, 제주산 식재료를 주재료로 김밥을 만들어 파는 곳이었다. 구좌 당근, 무항생 제주 돼지, 추자도 굴비 등... 이름만 들어도 제주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엉클통김밥은 제주산 식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엉클통김밥 홍보용 이야기판, 흑돼지 캐릭터가 귀엽다.
분홍돼지가 열심히 일해서 까만 흑돼지가 되었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그래도 귀엽다.

메뉴판 김밥 이름도 재미 있다. 삼다숯불맛김밥, 제주맘김밥, 여우김밥, 굴비김밥 등등... 김밥 메뉴 외에 떡볶이나 라면, 쫄면 같은 분식 메뉴도 있었다. 매장에서 먹는다면 김밥 외에 우도땅콩떡볶이도 주문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배낭에 넣고 산을 올라야 하니 간단한 김밥만 주문했다.

엉클통김밥 사진 메뉴판

 

엉클통김밥 메뉴판, 김밥 외에도 다양한 분식 메뉴가 있다.

내가 주문한 김밥은 여우김밥, 굴비김밥, 바삭김밥이다. 제주 흑돼지고기가 들어간 삼다숯불김밥이나 흑돈김밥도 맛있긴 하겠지만, 전날 흑돼지구이를 먹어서 그리 끌리지 않았다. 그래서 돼지고기 대신 다른 재료가 들어간 김밥을 주문했다.

둘쨋날 포장한 김밥, 굴비김밥을 주문하니 무말랭이도 함께 준다.

여우김밥

여우김밥은 등반 첫날 먹었다. 여우김밥에 대한 설명은 제주감귤소스샐러드이다. 양배추, 상추, 오이, 당근, 깻잎이 듬뿍 들어간 샐러드김밥이다. 여기에 제주감귤소스가 들어간다. 간이 세지 않고 김밥 속 채소들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소스가 꽤 맛있다. 감귤소스라고는 하지만 식재료 이름을 알지 못하고 먹는다면 감귤맛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살짝 새콤하고 달콤한 소스에 버무린 상큼한 채소의 식감이 살아 있어 좋았다. 상큼한 맛을 느끼고 싶거나, 채식 메뉴를 먹고 싶을 때 선택하면 좋을 김밥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꽤 든든한 김밥이다.

여우김밥, 제주감귤소스샐러드김밥. 상큼하고 살짝 새콤달달한 맛이 가벼우면서 든든하다.

바삭김밥

등반 둘쨋날에는 바삭김밥과 굴비김밥을 먹었다. 바삭김밥에는 기본 김밥 속재료에 유부튀김이 더 들어간다. 짭조름한 간장양념이 된 바삭한 유부튀김이 들어간 김밥이다. 넉넉히 들어간 채썬 당근과 두툼한 계란지단이 바삭한 유부튀김과 잘 어울린다. 튀김은 언제나 맛있다. 유부튀김이 들어간 바삭김밥도 당연히 맛있다. 꽉찬 속재료로 김밥이 꽤 큼직하다. 사실 바삭김밥 한 줄만 먹어도 든든하지만, 궁금한 메뉴들이 많아 한 줄 주문만은 왠지 아쉽다.

바삭김밥, 짭조름한 간장 소스맛이 나는 유부튀김과 계란지단, 채썬 당근이 조화를 이루는 맛이 훌륭하다.

굴비김밥

추자도 굴비 한 마리의 생선살이 들어간 굴비김밥. 사실 엉클통김밥 메뉴판을 봤을 때 가장 궁금한 김밥이었다. 그래서 바삭김밥과 함께 굴비김밥도 주문했다. 굴비김밥은 다른 김밥에 비해 굵기가 얇다. 김밥 속재료로 들어가는 것이 굴비살 뿐이기 때문이다. 잘 구운 굴비의 생선살만 발라 김밥으로 말았다. 굴비김밥을 주문하면 무말랭이 무침을 함께 준다. 사장님이 김밥과 함께 곁들여 먹으라고 설명해주셨다. 일단, 김밥만 먹어보았다. 쌀밥 위에 생선을 얹어 김으로 싸먹는 딱 그 맛이다. 굴비 맛은 비리지 않고 적당히 짭짤했다. 굴비살이 고소하고 담백해서 좋았다. 무말랭이 무침을 얹어 먹어 보았다. 무말랭이와 굴비김밥은 정말 찰떡궁합이다. 함께 먹으니 참 조화롭다. 굴비김밥과 무말랭이 조합을 생각해낸 센스에 감탄해 하면 한줄 뚝딱했다.

굴비김밥, 추자도 굴비 한마리의 생선살이 들어간 김밥. 고소하고 짭조름한 밥도둑이다.
굴비김밥과 꿀조합을 이루는 무말랭이

딱새우김밥, 전복김밥, 꽁치김밥 등 제주에는 특색있는 김밥들이 많다. 엉클통김밥도 제주스러움을 만끽하며 맛있는 김밥 한 줄을 즐길 수 있는 맛있는 김밥집이었다. 이번에는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김밥들 위주로 먹어보았는데, 제주흑돼지가 들어간 다른 김밥 맛도 궁금해졌다. 다음 제주 방문 때에는 다른 김밥들도 맛보고 싶어졌다.

 

참 맜있는 한 끼 감사히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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