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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면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온몸이 땀범벅이다. 이럴 때는 다른 음식보다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생각날 때가 많다.

냉면하면 떠오르는 양대산맥, 함흥냉면과 평양냉면. 모두 각자의 맛과 매력을 지닌 음식이다. 하지만, 오늘은 좀더 특별한 냉면을 맛본다.

경기도 연천 황해냉면, 메밀을 넣어 만든 메밀냉면을 파는 곳이다. 1980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40년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영업을 이어간 곳이라는 말에 짐짓 냉면 맛이 기대된다.

물냉면, 비빔냉면, 만두를 하나씩 주문한다. 이곳 만두는 좀 특이하다. 만두소 재료가 꿩이란다. 꿩고기는 먹어본 적이 없는데 맛이 어떨까.. 두려움과 기대감이 뒤섞였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면수를 주신다. 반죽에 메밀이 들어가서 그런지 면수도 구수하다. 마치 따뜻한 메밀차를 마시는 느낌...

 

음식이 나왔다.

황해냉면, 물냉면(7천원)과 비빔냉면(8천원)

먼저, 물냉면 육수를 맛본다. 맛이 특이하다. 다른 곳에서는 먹어본 적이 없는 맛이다. 콕 집어 이렇다 설명하기가 좀 어렵다. 달달한 동치미 국물맛과 비슷한데, 그렇다고 동치미 국물은 아니다. 살짝 새콤하면서 끝맛이 달다.

면에는 까만 점들이 박혀 있다. 아마 메밀껍질인 듯하다. 끊어짐이 덜하고 전분기가 있는 걸로 봐서 메밀과 전분을 적당히 섞어 면을 뽑은 것 같다.

면의 식감도 독특하다. 면이 덜 익었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정도로 좀 뻣뻣한 느낌이다. 다소 거친 식감이지만, 나쁘지 않다. 누군가 식초를 조금 넣어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해서, 식초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식초를 넣은 후 한층 면이 부드럽고 육수의 감칠맛도 더해졌다. 이집 냉면은 꼭 식초를 넣어 먹기를 권한다.

 

이제, 비빔냉면을 먹어본다. 비빔냉면을 주문하면 냉면육수를 같이 내어주신다. 양념장을 비빌 때 육수를 조금 부어 비비란다. 육수를 조금씩 부어가면 먹기 좋게 비빈다.

위장 보호를 위해 계란 한 입 먼저 먹는다. 이곳은 구운 계란을 고명으로 얹어준다. 고소하고 짭짤하다.

비빔냉면도 식초를 넣으면 면발이 부드럽고 더 맛있어진다. 이집 비빔냉면, 양념장이 정말 맛있다. 첫입은 그리 맵지 않고, 상큼한 느낌이다. 그런데 점점 매운맛이 올라온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살벌하게 매운 맛은 아니다. 적당히 매우면서 참 맛있다. 기분 좋게 맛있는 매운맛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물냉면도 나쁘지 않지만, 둘중 하나만 먹으라고 하면 이집에서는 비빔냉면을 먹어야 할 것 같다. 비빔냉면 정말 강추!

 

꿩만두는 한 판에 7알이 나온다. 만두피 색깔이 거무스름한 것으로 보아, 반죽에 메밀이 들어간 것 같다. 따뜻할 때 먹는 만두 한입은 참 맛있다. 꿩고기라 긴장하며 먹었는데, 특별한 냄새 같은 것 없이 무난하다. 호박, 부추, 양파 같은 채소와 다진 꿩고기가 조화를 이룬다. 한번쯤은 먹어볼 만한 것 같다.

먹어보진 않았지만, 이곳은 편육도 맛있다고 한다. 다음에 방문을 한다면 만두 대신 편육을 맛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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