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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초여름은 수국 세상이다. 서울에서는 꽃집에서나 볼 수 있는 은은하고 탐스런 수국을 제주에서는 길가에서 마을 담벼락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수백개의 작은 꽃들이 덩어리져 피어나는 독특한 수국의 모양새가 절정에 달하면 수국 군락지는 그야말로 환상의 정원이 된다.

 

제주에서 특별히 수국을 보러 가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아름다운 수국들을 볼 수 있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면 더 환상적인 수국정원들을 만날 수 있다. 보롬왓, 휴애리, 상효원과 같은 관광지에서는 이맘때면 모두 수국축제를 연다. 잘 가꾼 정원에 예쁘게 핀 수국들을 배경으로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기에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꼭 입장료를 내지 않더라도 수국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참 많다.

 

입장료를 내지 않고 수국을 즐길 수 있는 장소 중 내가 가본 몇 곳을 적어보려 한다.

 

*안덕 수국길 (안덕119안전센터 - 안덕면 행정복지센터)

제주 수국 명소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곳이 안덕-화순 수국길이다. 그래서 해마다 수국철이 되면 이곳에는 지자체 주관 수국 축제가 열린다. 안덕119안전센터부터 안덕면 행정복지센터에 이르는 700m 도로는 이 시기에 수국이 흐드러진다. 산책하듯 걸으며 수국을 감상하기도 좋고, 활짝 핀 수국 앞에서 인생샷을 남기기에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송악산 둘레길이 근처 있으니 함께 묵어서 여행 코스를 짜도 좋을 것 같다.

 

 

 

*비자림 수국길 (비자림 국수집 옆)

 

 

비자나무 사이를 산책하며 사시사철 삼림욕을 하기 좋은 비자림에도 수국길이 열린다. 수국길을 감상할 수 있는 정확한 장소는 비자림 입구라고 하는 게 좋겠다. 사실 비자림에도 수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규모가 크지 않고 듬성 듬성 피어 있다. 그보다는 비자림 입구에 있는 비자림 국수집 앞 버스정류장 길로 가는 것이 좋다. 도로 양옆으로 은은한 색깔이 매력적인 수국이 줄을 지어 서 있다. 다만, 차들의 통행이 빈번한 곳이므로 이곳에서 수국을 감상할 때는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혼인지 수국길 (혼인지 삼공주 추원사)

 

 

연노랑, 연파랑, 연분홍, 연보라 수국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수국길도 좋지만, 색감이 짙은 수국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성산일출봉에서 가까운 혼인지도 수국 명소로 꼽히는 곳 중 하나이다. 혼인지 전통혼례식장에서 삼공주 추원사 쪽으로 가는 돌담길에 피어난 수국들은 모두 색이 짙은 파랑이다. 원색에 가까운 파랑은 뭔가 도발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러 색이 섞인 수국 무리가 아닌 파란 수국들만 모인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혼인지이다.

 

*성산일출봉 수국담 (성산일출봉 동암사 옆)

 

 

제주 대표 관광지 중 으뜸으로 꼽히는 장소 중 하나가 성산일출봉이다. 이곳에도 탐스럽게 피어난 수국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성산일출봉 아래에 있는 사찰 동암사 옆이 그곳이다. 위에 언급한 수국 장소보다는 규모가 작다. 작은 집 한 채를 두르는 울타리 담벼락 정도의 규모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사람 키를 넘기며 자라난 수국 꽃무리는 사진 찍기 명당이 된다. 탐스런 수국와 어우러진 일출봉을 포토월로 활용하여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성산일출봉 주변에 갈 일이 있다면 이 곳을 꼭 들러보기 권한다.

 

*이시돌목장 젊음의 집(이시돌 숨비소리)

 

 

성산일출봉 수국담처럼 이시돌목장 젊음의 집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탐스런 수국담이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내가 이곳을 방문한 6월 둘째주에는 아직 수국이 피어나지 않아 수국담을 감상할 수는 없었다. 아마, 지금쯤 간다면 수국담을 맘껏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시돌 목장에서는 수국이 피지 않아 수국을 찍지 못했다. 대신 이시돌목장 아이스크림 사진 한 컷

도로변 수국길로 가장 유명한 것은 종달리 수국길이 아닐까 싶다.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이 맞지 않아 아쉽게 방문을 하지는 못했지만, 종달리가 아니어도 성산 주변 일주동로를 달리게 된다면 길게 늘어선 수국길을 시선을 빼앗길 곳이 많다. 개인적으로 운전을 하며 지나온 토산마을 방면 일주동로 수국길도 기억에 남는다.

 

앞에서 언급한 곳이 아니더라도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제주를 여행한다면 어렵지 않게 예쁜 수국을 원없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운전을 하며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무심히 올레길을 걸어가다 언제든지 아름다운 수국을 볼 수 있다. 알려진 수국 명소가 아닌 내가 발견한 아름다운 수국을 찾아내는 것도 6월 제주 여행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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