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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시간

오전9~ 오후6(휴관일 : 매주 월요일과 11, 설날 및 추석날)

 

관람료

성인 2천원, 청소년 1천원, 어린이(12세 이하) 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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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화가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제주에 있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이 그곳이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젊은 시절 제주와 인연을 맺은 적이 있는 작가가 제주에 작품을 기증하면서 설립이 추진된 미술관은 2016년에 개관하였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김창열 화백의 작품 뿐만 아니라, 기획전시를 통해 다양한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미술관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로비를 지나 현무암을 닮은 복도를 따라 걸으면 전시실이 나온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1960년대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화백의 작품세계의 변화와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화백은 물방울 작품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초반 작품들은 거칠고 어두운 색채를 지닌 작품들이 많다. ‘제사Rite'로 대표되는 1960년대 작품들이 그것이다. 화백은 갓 스무살에 한국전쟁을 겪었다. 그 경험과 기억은 너무나도 강렬하고 괴로웠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정서와 심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제사Rite'와 같은 작품이다.

김창열, 제사Rite(1969)

그러다 프랑스에서 몇 년간 머문 기간 동안 작품에 변화가 오는데 현상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끈끈한 점액질이 연상되는 현상시리즈는, 물방울 작품 전단계 작품들로 기존에 얼음 덩어리와 같은 구체물로 자신의 형상화하던 화백이 액체인지 고체인지 모호한 형상으로 자신을 형상화하기 시작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김창열, 현상 시리즈

이후 밤에 일어난 일(1972)’라는 작품에서 최초의 물방울 그림이 등장한다. 이 그림을 통해 화백은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물방울은 화백 자신을 대표하는 주제가 되었다.

김창열, 밤에 일어난 일(1972)
김창열, 물방울

다양한 물방을 작품을 남기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화백은 환갑을 맞이하는 시점부터는 물방울과 천자문을 접목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러한 작품에 회귀라는 이름을 붙인다. 물방울로 상징되는 현재의 작가와 천자문으로 상징되는 작가의 어린 시절이 마주함으로써 60갑자를 돌아 자신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화백의 탐색 과정이라 보면 좋은 것 같다.

김창열, 회귀
김창열, 회귀

물방울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미디어를 통해 보기도 했지만 직접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이다. 화면이나 미디어를 통하지 않고 실제 작품을 보면 느껴지는 울림이 있는데, 화백의 작품에도 그러한 울림이 있다. 꼭 한번쯤은 들러 작품을 관람하면 좋을 미술관이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내가 갔던 시기에 기획전시로 이정웅, 찰나의 미학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다. 파란 물감을 묻힌 큰 붓이 지면과 만나는 순간(찰나)의 여러 모습을 포착하고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획을 긋고 원을 그리는 붓의 힘에 느껴지는 그림들이었다. 그리고 파란색이 이렇게 강렬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그림들이었다. 기획 전시를 통해 알지 못하던 작가를 알게 되고, 그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혜택인 것 같다.

이정웅, 찰나의 미학 展
이정웅, BRUSH

제주에는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들이 의외로 많다. 서울에서 단발성으로 성료되는 유명 작가의 작품 전시는 인파와 복잡함에 지쳐 오롯이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힘들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한적하고 여유롭게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미술관 산책이 가능하다. 들여다보면 볼 수는 제주는 다양한 속살을 지닌 매력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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